원한다면 모든 걸 이야기 해줄 수 있겠지만
어떤 걸 핑계댈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한 마디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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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 나는 공부하는 시간과 하지 않은 시간을 구분했다. 플래너에 숫자가 적게 적히는 날은 내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 습관은 대학에 와서도 이어졌다. 술자리를 가지거나 일처리가 예상보다 초과되면 그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면 나에게 영감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찾아왔다. 유튜브를 보고 글을 읽고 밤늦게 산책도 하고 한 시간 동안 조용히 노래만 들어보고. 의미없이 웃고 힘들었던 순간들은 적어도 하나의 깨달음을 선물해주었다. 그래서 굳이 내 돈 내고 내 발로 찾아가서 힘듦을 경험할 때마다 극복하는 방법을 배운 것 같다. 정말 생산성 없는 시간이었을지라도 나에겐 큰 경험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적었던 블로그 글. 2년 반이 지난 지금 하나 둘 바뀌어가는 내 취향을 보며 한 칸씩 성장했음을 느낀다. 초코를 싫어했던 나는 초코스무디를 즐겨 먹고, 이젠 영화도 잘 보고, 인스타그램 피드를 올릴 만큼 용기도 생겼다. 그러나 아직까지 여전한 것도 많거늘, 내 오래된 취향을 공유한 사람들과🫶바뀐 취향도 이해하며 같이 성장해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