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여행기
6월의 첫 여행지는.. 두구두구
떠나자 스웨덴으로!!🇸🇪
1학년 때 교환학생으로 가고 싶었던 곳은 핀란드였다.

사회적 거리두는 게 일상인 나라라고 해서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핀란드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https://youtu.be/4q0ecHqZfVs?feature=shared
그리고 미나림 유튜브 영상을 보고 핀란드에 완전히 꽂히게 됐다. 파랗고 하얗고, 감각적이면서도 썰렁한 나라라는 막연한 인상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다가 교환교 배정을 받고 들뜬 마음이 지속될 때는 코펜하겐(덴마크)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하지만 막상 폴란드에 도착하고 나니, 핀란드와 덴마크는 생각보다 여행하기에 불리한 조건이 많았다. 대신 이상하게도 스톡홀름행 비행기는 정말 저렴했다. "그래, 스톡홀름으로 가야지!"
그렇게 나는 마음 한구석에 있던 나라들을 잠시 접어두고, 혼자서 낯선 도시 스톡홀름으로 향하기로 했다. 역시나 배낭 하나만 메고🤩🤩
보통 두세 나라를 묶어서 여행했지만 스톡홀름은 단독 여행지로 선택했다. 그래서 폴란드 국내여행을 조금 더 하기로 하고 다음과 같은 동선을 짰다.
바르샤바-포즈난 4시간 놀기-포즈난공항에서 스톡홀름-바르샤바
근데...ㅋㅋ이게 가능한 일인가? 바르샤바에서 포즈난까지는 3시간 거리인데 무려 3시간이 지연됨. 30분도 아니고. 게다가 기차 안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갇혀 있었다. 문이 잠겨 있고 움직이지도 않는 기차에서 40분 지연 - 10분 운행 - 40분 지연이 반복되는데 미칠지경. 당장 내려서 택시를 타고 공항에 가려고 해도 1시간이나 걸려서 나에겐 선택지가 없었다... 그냥 제발 출발해주세요..하고 기도했다. 기적처럼 포즈난 공항에 30분 전에 도착했다. 살면서 제일 아슬아슬했다. 포즈난을 구경하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그보다 더 다행이었다.


여행 국룰 복장
공만들기쉬운 나일론 가방과 보조에코백, 회색 티셔츠와 보라색 셔츠만 있다면 일주일도 여행할 수 있어...
원래 저게 국룰 복장이다. 보조에코백에는 컵라면 한 개와 파우치와 뭐였지....뭐 간식거리??? 아 생각이 안남 ㅜㅜㅜ 쨋든 그런 것들이 들어있었는데 가방검사에서 걸렸다. 에코백도 가방이라서 너는 가방 2개다~ 우리는 하나만 가능하다~ (원래 알고 있었지만 몰랐던 척 리액션 해주고 어서 가방을 해체했다. 최대한 누르고 눌러 공을 굴렸는데도 컵라면이 안 들어갔다. 그래서 컵라면을 겨드랑이에 끼고 셔츠를 입고 백팩끈으로 가리며 “I made it><🤩😎”이라고 말했다. 훗 돈 뜯어가랴고 했지? 응 가방 한 개임~ 자랑스럽게 통과됐다. 그리고 들어오자마자 다시 에코백 주섬주섬...슈밤
예은언니가 그럴거면 걍 에코백 안에 백팩을 넣어서 가방 한 개인척을 하라고;;;ㅋㅋㅋㅋㅋㅋ


해가 저물 무렵 스톡홀름 숙소에 도착했다. 여행 최초로 공항에서 살짝 눈물이 났다. 비가 조금 오고 있었고 공항버스 타는 곳을 찾지 못해 30분 유효한 티켓도 날려버렸다. 결국 짜증이 나서 플릭스버스를 타고 숙소 근처에 갔다. 아침에 3시간 연착된 기차에서부터 헐레벌떡 공항에 도착해 1시간 동안 버스를 못 타는 상황까지 겹치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그래서 예상보다 늦게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는 좋았다. 숙소 이용 설명만 듣고 바로 밖에 나갔다. 옷가게는 다 닫아서 오늘은 할 일이 없었다. 숙소 근처를 한 바퀴 돌고 일찍 자기로 했다. (아니 옷가게가 6시 7시면 다 닫음)


강가를 걷다가 저녁 장을 보러 마트에 갔다. 사실 북유럽 물가 진짜 비싸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괜찮게 느껴졌다. 왜냐면 한국물가를 생각해보니까 과일, 고기는 훨씬 싸고 유제품, 과자, 초콜릿 등은 비슷하고^^ 겁먹을 정도는 아니었다.


스웨덴에서 불닭볶음면이 기준보다 캡사이신 함량이 높아서 금지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진짜 이런 거만 팔더라
숙소에 돌아오니 같은 방을 쓰게 된 일본인 친구들이 있었다! 그 친구들은 유럽에서 유학 중인 학생들이었다.(어디에서 왔는지는 기억이 안 남ㅜ) 하룻밤만 묵고 파리로 떠난다고 했다. “우와 되게 도전적이다...!!! 일본인이 유럽 유학생??신기하다...!!!” 다음날 그 친구들이 떠나고 나서야, 나도 모르게 평소 일본인에 대해 조용하고 차분할 것 같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유럽에서 만난 일본인들은 내가 막연히 가졌던 이미지와 달랐다. 시끄럽고 활발한 사람도 있었고(강남처럼ㅋㅋ) 영어를 굉장히 잘하는 친구들도 있었다.
예전에 부다페스트에서 만났던 러시아 친구가 나 혼자 유럽여행하는 걸 ‘모험적’이라며 신기해했던 순간이 문득 떠올랐다. 그때는 의아했지만 이제야 그 친구의 반응이 이해가 됐다.

휴 다음날 아침이다. 본격적으로 스톡홀름을 둘러볼 생각에 너무 신났다.

직원분이 필리핀분이셨다. 필리핀 사람이 스웨덴에서 살기까지, 또 부탄사람이 호주에서 살기까지.. 사는 곳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이 진짜 ‘사실’처럼 다가왔다.


아마도 졸업식??같은 행사가 열린 모양이다. 밖으로 나가자마자 환호하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다들 노래를 부르며 활기찬 분위기였다. 내가 상상하던 스웨덴의 모습과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노래가 너무 좋아서 노래 찾아냄. 정말정말정말좋아서스웨덴음악에빠졌다).



날씨 미쳣다잉
이 날씨에 선크림도 안 바르고 나시 입고 돌아댕겼는데 너므 자유로웠다


여기서 또한 학생들이 시위인지... 캠페인인지...축하하는건지... 뭐가 열렸다. 트럭에서 노래부르며 환호하는데, 무슨 노래인지 전혀 모르겠지만 이것 또한 내가 상상하던 스웨덴의 모습이었다. 이 광경을 연속으로 두 번이나 볼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ㅜㅜㅜㅜ





여기 다리를 건넜을 때 너무 좋았다!!! 그런데 도시는 생각보다 작고 밀집된 느낌이었다. 강가를 제외하면 여유롭다는 느낌은 그리 많지 않았다.



일단 첫번째로 여기 골목 빈티지샵을 갔다. 근데....... 입구에서 도망침. 인스타로 보고 예뻐서 갔는데 명품빈티지샵이었다. 역시 예쁜 건 잘 알아봤움. 근데 그거 알지.. 대충 지나가보니 작고 조용하고 어두운 공간이었다. 외국인인 나혼자 평일 오전에 간다...? 약간의 관심조차 받고 싶지 않아 다른 곳을 갔다.
이런 찐찌 성격 때문에 쇼핑에 애를 먹는다. 옷 입어보고 거울 보는데 옆에서 직원도 보고 있으면 바로 벗음;;;



일단 점심을 먹으러 왔음. 한국인들에게 유명한 식당에서 먹어서 역시나 한국인 손님이 있었음. 스웨덴 하면 미트볼과 이케아잖아!!!!! 근데 옷 구경에 빠져서 이케아에 들르는 걸 잊어버렸다는 걸 폴란드에 와서야 깨달음ㅋㅋ
일단 저 미트볼.....진짜미츗다ㅜㅜㅜㅜ 진짜진짜진짜맛있었다. 사실 저때 식욕 미쳐서 저기에서 빵 다섯 조각은 더 먹음..... ㅜ 적당히 먹고 살지 그랬니

헤헤
스톡홀름에서 처음으로 민소매를 입고 돌아댕겨봄
그리구 교환학생 와서 바뀐점: 화장을 안 하게 되었다!!!!!혼자 여행할 때 쌩얼로 다니다보니까 한국와서도 선크림만 바르고 다닐 수 있는 용기가 생김

그리고 사진은 없는데 빈티지샵 털러 다님
저기 빈티지샵이 규모도 크고 예쁘고 신기한 게 만ㄹ았음 그러나 고민고민고민하다가 집감 진짜 마감 30분 전까지 고민하다가 집감 ㅎ

진짜 ㅍㅌ보일까봐 내가 겁났음 아니 보이는데 흰티로 가려진걸까 (굉장히 중딩같아 보임 이제 서양중고딩들 나이 좀 맞출 수 있다)


오 여기도 옷가게였는디


정말 귀여움이거


에코백 사려다가 안샀는데 살걸 아니 안 산 거 잘했나? 난 아직도 여행 기념품에 대한 철학이 없음.

책 구경 좀 하다가 마감이라길래 쫓겨남ㅇㄴ

특색있는 간판 디자인이 종종 눈에 띄었다. 예술적이구먼

그리구 버스타고 숙소 근처 한인마트로가서 짜파게티샀다


친환경 용기들이도 눈에 많이 띄었다. 요거트나 음료 같은 것도 전부 종이로 되어 있어서 인상적이었음. 이런 부분에서 배울 점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 가는길ㅎㅎ

책 읽고 있는줄알았는데 피자박스였음



저녁으로 짜파게티랑 계후 먹음
주변에 다 서양인뿐이었지만 자랑스럽게 먹어줌

다음날 버스타고 공버타러 가는길!


자전거 타는 사람이 진짜진짜 많았다!!!!!!! 저 사람들은 자전거 10분 타고 회사에 도착하는 거겠지? OECD평균 출퇴근 시간이 왕복 30분이라는데 통근길은 무조건 짧아야 좋은듯. 성수 살면서 집주변에 이렇게나 많은 일자리와 즐길거리가 있다는 메리트를 많이 체감했음(성수는 알바를 엄청 구하니까..알바생이 왕임. 내가 걸어서 출근 가능하다고 하면 걍 바로 합격이라 괜찮은 일자리를 못구하겠다는 걱정도, 일이 지칠 것이라는 걱정도 안듦) 어느 지역이든 일자리를 쉽게 구하고 주거와 상업 지역이 가까이 발달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치마입고 자전거를 타시네... 신기했다 저 자전거 ㅙ나 이쁨 바구니도 있구ㅎㅎ

자전거 동아리처럼 떼로 모여 간다 근데 이제 각자 출근중인

휴휴 폴란드 도착이다!!!
여름 여행이 좋긴 하지만 겨울이 참으로 궁금한 나라였다. 스웨덴의 겨울은 어떻니? 가끔 회색유럽이 그립다. 바르샤바의 첫 일주일, 아이슬란드 그 날씨!!!!
스웨덴에 갔다오고 나니 못이룬 버킷리스트가 아른거렸다. 옛날 캐나다 홈스테이집처럼 뭐라하지...작은 단독주택?에서 지내보는 것, 겨울 흐릿한 북유럽을 한 번 더 보고오는 것이다.